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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나무도 꽃을 피운다
담벼락 아래 작은 나무
이제는 키도 크지 않고
바람에 몸도 쉽게 휘청거리지만
봄이면 어김없이 꽃을 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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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렇다
눈은 잘 안 보이고
걸음은 느려졌지만
가슴 속 사랑은 아직 뜨겁고
웃음은 여전히 내 친구다
누군가는 지나가며 말하지
“이젠 쉬세요”
나는 속으로 웃는다
“나는 지금이 제일 바빠요
사는 일, 살아내는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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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것도 괜찮다
오래 산 만큼 더 많이 안고
더 많이 이해하고
더 깊이 사랑할 줄 아니까
오늘도 나는
담벼락 아래 늙은 나무처럼
햇살 받으며 조용히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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