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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설.에세이30

제9화 기레기와 윤거니(오늘도 윤거니) 윤거니는 오늘도 아침부터 신문을 펼친다.(차라리 우산을 펼치지...) 물론, 신문은 펼치는 용도지, 읽는 용도는 아니다.“여기 1면 제목 좀 봐. ‘위기 속 리더십, 윤거니 대통령의 결단!’ 캬~ 감동이야.”기레기들, 아니 기자들이 써준 기사에 윤거니는 감탄을 금치 못한다.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자기만은 늘 반듯한 것처럼 써주는 그들의 필력!그야말로 1타 강사도 울고 갈 ‘빨아쓰기’의 정석이다.“이래서 내가 언론을 사랑하지. 정권이 바뀌면? 에이, 그땐 또 알아서 돌아서겠지 뭐.”그렇게 오늘도 윤거니는 언론 자유의 소중함(?)을 되새긴다. 물론 ‘자기 편’ 언론만.국민은 뉴스를 보며 고개를 젓고,기레기는 윤거니를 보며 펜을 놀리고,윤거니는 거울을 보며 자신에게 박수를 친다.“나, 오늘도 완벽했다.” 유.. 2025. 4. 15.
제 8화 국민이 너무 똑똑하다. “국민이 너무 똑똑해서 문제야”대통령실 회의실, 윤거니는 불쾌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국민들이 요즘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다들 정치 전문가야 뭐야…”정책 하나 발표할 때마다 반응이 뜨겁다. SNS엔 분석, 비판, 패러디가 쏟아진다.“윤거니, 이번엔 또 무슨 꿍꿍이냐”“이쯤 되면 개그콘서트 폐지한 게 아쉽다…”홍보수석이 머뭇거리며 말한다.“국민들이 많이 알고 계셔서… 아무래도 좀 더 설명이…”“설명? 아니지. 국민이 몰라야 내가 편한 거야!”결국 윤거니는 결단을 내린다.“앞으로는 정책 설명을 더 어렵게 하자.영어 섞고, 그래프 쓰고, 단어도 외래어 위주로.그래야 똑똑한 척하면서 아무도 이해 못 하지.”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무지는 자유의 시작이다.(물론 국민의 무지 말이야, 나는 괜찮고.)” 다음.. 2025. 4. 14.
제7화 해외순방(오늘도 윤거니) 순방은 셀카로 말해요윤거니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났다.비행기에서부터 카메라 각도를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이건 국민을 위한 외교가 아니라, 역사에 남을 셀카를 위한 외교야.”첫 일정은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하지만 회담은 10분, 사진 촬영은 30분.윤거니는 말했다.“말은 잘 안 통해도 괜찮아. 미소로 통하는 거지.외교는 말이 아니라 사진으로 남는 거야.”곁에 있던 외교부 관계자가 말했다.“대통령님, 공동성명에 우리 쪽 요구가 안 들어갔습니다.”“괜찮아. 내 표정 보였지?그 정도면 우리가 이긴 거야.”귀국 후 대통령실 SNS엔“○○정상과의 역사적 만남!”“국격을 높인 순방!”이라는 문구와 함께 셀카가 도배됐다.그 밑에 누군가 댓글을 달았다.“포토존은 잘 다녀오셨네요. 성과는요?” 2025. 4. 14.
제6화 기레기에게 자유를(오늘도 윤거니) 윤거니 대통령은 어느 날 아침, 신문을 펼쳐 들며 말했다.“역시 우리 언론은 훌륭해.내가 말하면 그대로 써주잖아.이게 바로 언론 자유지!”홍보수석이 눈치를 보며 물었다.“그런데 대통령님, 비판 기사도 꽤 많던데요…”“그건 가짜뉴스지. 진짜뉴스는 나한테 유리한 것만 골라 쓰는 거야.”그날 대통령실엔 ‘언론 브리핑 혁신 방안’이라는 회의가 열렸다.윤거니는 발표한다.“앞으로 브리핑은 ‘팩트’보다 ‘느낌’ 위주로 갑시다.기자들이 너무 따지면… 인터뷰 끊어!”기자단에서는 웅성거림이 이어졌다.“아니, 질문도 못 하게 하면서 무슨 자유 언론이야…”“그러니까 자유라는 말만 하고, 실제론 통제 아냐?”하지만 윤거니는 당당했다.“언론도 자유가 있어야지.특히 나한테 잘하는 기자들한테는 아주 많은 자유를!”그날 밤, 어느 종.. 2025. 4. 13.
제5화 경제공부(오늘도 윤거니) “경제공부? 나한테 배워!”윤거니 대통령은 오늘도 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말했다.“자, 오늘은 경제공부다. 내가 요즘 경제를 아주 깊이 있게 보고 있어.”수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설마 또 유튜브 경제방송 보신 건 아니겠지…”“지난번엔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보고 세금 줄이자고 하셨잖아…”윤거니는 칠판 앞에 섰다.그리고 크게 적었다.“세금 = 나라의 적”“우리가 세금을 너무 걷으니까 국민들이 짜증 내는 거야.세금 줄이자! 대신 뭐? 빚! 국채 발행하면 되잖아!”재정관료가 손을 번쩍 든다.“그럼 나중에 그 빚은 어떻게 하죠?”“그건 다음 정부가 갚으면 되지. 내가 갚는 것도 아니고!”참모들이 눈을 굴리자 윤거니는 다시 목소리를 높인다.“경제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기업이 잘 벌면 국민은… 음… 가만.. 2025. 4. 13.
제 4화; 그 연설문은 누가 썼나?(오늘도 윤거니) 청와대(아니지, 대통령실) 한쪽에서 작문 수업이 열렸다.윤거니 대통령은 오늘도 연설문 리허설 중이었다.“국민 여러분, 우리 정부는… 어… 음… 그 뭐냐… 아, 자유!”옆에서 수석비서관이 얼른 말을 보탠다.“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를 지향하며…”“그래, 그거야! 딱 그거!”윤거니는 말을 붙잡는다.“내가 이거, 다 내 머리로 생각한 거야. 나, 글 잘 쓰지?”비서진은 박수 갈채를 보내며 고개를 끄덕인다.(물론 속으로는 “또 시작이군…”)그날 밤, 대통령실 한 구석.노트북 앞에 앉은 젊은 비서 A는 눈물을 흘리며 연설문을 다듬고 있었다.“‘국민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표현을 써야 할까…? 아냐, 그건 공감해야 쓸 수 있지…”결국 문장은 이렇게 바뀌었다.→ “국민 여러분, 이 모든 것은 자유 때문입니다.”다음 날..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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