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곰이 성장일기〉청와대 무덤과 무당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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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무덤과 무당옷

청와대의 직무실 문이 삐걱 열리자, 그 안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어요. 빨간 옷을 입은 강아지들이 컴퓨터, 프린터, 의자, 서류 캐비닛까지 온갖 사무용품들을 싹 다 가져가버렸던 거예요.

그 자리에 남은 건 하나— 덩그러니 솟은 작은 흙무덤이었어요. 무덤 위에는 화려한 무당 옷 한 벌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죠.

청와대에 첫 발을 디딘 대통령은은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고개를 푹 숙였어요. "이건… 사람이 남긴 자리인가, 귀신이 남긴 자리인가…"

그때, 한복을 입은 병아리들이 조심스럽게 대통령의 곁으로 다가왔어요. 작은 날개로 그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죠.

“괜찮아요. 무당 옷은 바람에 날려도, 우린 다시 책상부터 만들 수 있어요.”

병아리들은 텅 빈 직무실 안에 들어가 먼지를 털고 바닥을 쓸기 시작했어요. 그들의 작은 발자국이, 청와대에 다시 ‘시작’이라는 두 글자를 새기고 있었답니다.

그날, 청와대에 남겨진 건 무덤, 무당 옷, 그리고 다시 세우겠다는 작은 날개의 의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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