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거니 시즌3 제13화 — 상소의 밤, 깃발은 누구 손에
조선 경덕궁, 한밤중
달은 밝고 바람은 불었다. 그러나 궁궐 안은 고요했다. 그 고요함을 깨뜨리는 건 한 줄기 촛불과 함께 조심스레 움직이는 두 그림자.
그 선두엔 기름종이로 촛불을 감싼 윤거니 상궁이 있었고, 그 뒤엔 참지 못해 콧물을 훌쩍이며 걷는 *정보승 정소헌(가명)*이 따랐다.
“상궁마마… 진짜로 저자들이 내란을 꿈꿨단 말씀이옵니까…?”
“하, 이 정소헌이… 지금껏 모른 채로 입만 벙긋하고 있었단 말이냐?”
윤거니는 들고 있던 비밀 상소문을 내밀었다.
그 위엔 조심스레 쓰인 이름이 있었다.
“석열 대감과 금희 부인, 광흥창에서 매달 셋째날마다 밀회하며 '백성 통제 계획' 상의함…”
“천거된 젊은 서기관 한동빈이 반대하다 옥에 갇힘…”
정소헌은 그 종이를 보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는 예전 도승지의 총애를 받던 인재였으나, 지금은 허드렛일 담당 잡부 상궁으로 밀려난 지 오래였다.
“상궁마마… 이걸 어찌하시려 하옵니까?”
“전하께 올릴 것이지. 이 나라는 아직 백성의 것이외다. 누가 감히 나라를 팔아 권력을 장사질하나.”

한편, 대궐 깊은 곳, ‘추밀실’
은밀하게 모인 세 인물이 있었다.
한 사람은 겉으론 문신이었으나, 실은 ‘국정농단’의 실세 석열 대감.
다른 한 명은 연지를 짙게 칠한 채, 궁녀 옷을 입은 금희 부인.
마지막은 도포 자락 아래로 비밀 서찰을 숨긴 젊은 자객, *운검(雲劍)*이었다.
“윤거니… 그 상궁을 더 두고 볼 수 없소이다.”
금희가 미간을 찌푸렸다.
석열 대감은 침착히 술잔을 돌리며 웃었다.
“그 여인이 날 붙잡아 감옥에 보낸다고? 그게 웃기는 말이요. 조선에서 누가 날 감옥에 보낼 수 있단 말이오.”
그러자 운검이 낮게 말했다.
“그러나… 백성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후, 경복궁 앞 광장
등불을 든 백성 수천 명이 모였다.
그들 앞에선 윤거니 상궁이 말을 외쳤다.
“이 나라는 누구의 것입니까?”
“백성의 것입니다!”
“누가 죄를 짓고도 벌을 받지 않습니까?”
“석열 대감과 금희 부인입니다!”
그날 밤,
윤거니는 **‘내란죄 관련자 석열, 금희 체포 상소문’**을 들고 꿇어앉았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궁궐 문이 삐걱 열렸다.
다음화: 《어명 vs 민의》 — 왕은 누구의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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